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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필수 음식 편육,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

Condor-K 2021. 5. 4. 16:38

편육은 얇게 저민 수육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육을 얇게 썰어 놓으면 그냥 수육이라고 부르고 통용되는 의미는 누름고기에 가깝습니다. 돼지머리 등 젤라틴이 풍부한 부위를 삶아서 틀에 넣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서 식힌 뒤 썰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소고기 수육이나 보쌈용 돼지수육에 비한다면 껍질, 연골, 귀 등의 잡다한 부위가 섞여서 오독오독하면서도 독특한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돼지머리를 이용한 누름고기를 편육이라고 지칭하지만 정의 자체가 그렇게 엄격한 것이 아니라 다른 재료를 사용한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돼지머리 편육은 돼지 머리를 푹 삶은 뒤 뼈 등 못먹는 부위를 제거하고 뜨거울 때 베 보자기 등으로 감싸 사각형의 틀에 넣고 무거운 누름돌 등으로 누르면서 식히는 방식으로 만들어 집니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고 젤라틴이 응고하면서 틀의 모양 그대로 사각형으로 굳어지는데 다 만들어 썰어 내오는 편육은 보통  수육보다 훨씬 네모반듯하게 각이 잡혀 있습니다. 재래시장에서는 사각형 틀이 없이 그냥 보자기로 싸서 무거운 것으로 눌러 두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모양이 불규칙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되도록 껍질 부분이 바깥으로 가게 베 보자기에 싸는 쪽이 모양이 좋게 나오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만들어진 편육 덩어리는 처음 보는 사람은 그냥 돼지 껍질로 싸인 삶은 고깃덩이 모양이라 어느 부위인지 잘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편육의 일종으로 족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돼지 족을 무르게 푹 삶아 뼈를 발라내고 체에 받쳐 물기를 뺀 후 넓고 두께가 있는 사각 그릇에 담아 냉장고에 차게 식혀 굳힌 후 썰어 양념장과 함께 내는 음식입니다. 과거 재래 시장에 가보면 반투명하고 묵처럼 보이는데 불투명한 부분도 있고 고추가 들어간 음식을 팔았습니다. 그게 바로 족편입니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 때문에 잔치상이나 생일상에 올리는 음식이였습니다. 머리고기 편육과 제조 과정이 거의 비슷한데 이 족편은 고기가 거의 없고 다리의 힘줄과 껍질만 들어가며 힘줄형태가 무너져 반 액체 상태가 될 때까지 푹 삶아서 만드는 거라 보자기에 눌러 물기를 빼고 모양을 잡는 과정이 없습니다. 힘줄과 가죽으로 만든 젤리같이 생겼습니다. 간장이나 새우젓을 곁들여 내고 고춧가루를 섞은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합니다. 

편육 조리법

돼지 머리의 눈알을 제거하고 이빨과 혀를 뽑은 후 턱을 뽑거나 그을린 후 그대로 물에 넣고 가마솥에 삶습니다. 약 6시간 이상 삶으면 돼지 머리가 흐물흐물해지고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기 시작합니다. 이 때 뼈를 발라내고 국물이 거의 졸아들 때쯤 그대로 식혀 굳은 채로 보자기를 펴놓은 틀에 붓고 돌로 누르고 모양을 잡아 썰어내면 그게 바로 전통 방식의 편육입니다. 문제는 요즘에는 가마솥이 없기 때문에 만들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뼈와 살을 먼저 분리하고 물에 담기 전 피를 빼준 다음 파, 생강, 후추, 마늘 등의 향신료와 함께 물을 넉넉히 부은 솥이나 냄비에 담아 1~2시간 정도 푹 삶습니다. 커피콩이나 샐러리, 와인등을 넣어 누린내를 빼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간장을 돼지머리 하나당 100미리, 간 마늘, 생강을 넣어주기만 하면 다른 것을 넣을 필요없습니다. 

 

돼지머리를 구할 수 없어 삼겹살을 삶는 경우라면 오래 익힐 필요는 없습니다. 다섯근 정도라면 1시간 정돔나 삶아 주어도 충분합니다. 소의 양지머리나 사태나 돼지의 머릿고기 같이 질기거나 연골이 많은 부위일 경우에는 힘줄이나 젤라틴질이 충분히 부드러워 질 때까지 오랜 시간 삶아줘야 합니다. 삶는 동안 물에 뜨는 기름거품같은 이물질들도 수시로 떠서 버려야합니다. 물이 너무 졸아서 고기가 밑에 눌러붙지 않도록 계속 지겨봐주어야 합니다. 1~2시간 삶는 정도로는 물이 줄어들지 않으며 삶아보면 아시겠지만 거품을 제거하면 물이 많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고기가 삶아지면 머리 가죽에 붙은 살을 찢어내어 틀에 내놓습니다. 절대 물에 씻어서는 안됩니다. 편육의 갈색 부분은 머리가죽이 간장의 색에 잘 배여 나타나는 것으로서 모양을 만드는 것도 나름 기술이 필요한데 머리가죽은 윗부분에 살코기는 아래에 놓으면 픈히 보는 형태의 편육이 됩니다. 틀 안에 보자기로 고기를 싸매고 누름돌로 눌러서 10시간정도 내버려두면 됩니다.  10시간정도 지나면 누름돌을 치워도 다시 부풀지 않는데 이것을 시중의 편육 모양으로 썰어내면 됩니다. 

 

편육만 먹기도 하지만 전라도 쪽에서는 홍어나 가오리를 회떠서 묵은 김치와 삼겹살 편육을 곁들여 먹기도 합니다. 삼합, 보쌈도 삼겹살로 만든 편육에 김치와 쌈채소를 곁들여 먹으므로 조리법이 약간 다르지만 족발도 편육으로 분륙할 수 있습니다. 라멘에 고명으로 올리는 차슈도 편육에 해당됩니다. 얇게 썰어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보쌈의 경우 두툼하게 썰어먹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는 머릿고기에서 살을 발라내기때문인데 본래 두껍게 썰 수 없는 것은 머리가죽에 뼈가 그대로 남아 있기 떄문입니다. 물론 씹으면 씹히나 큰 덩어리는 씹기 힘듭니다. 따라서 얇게 잘라내는 것입니다.

 

편육에 곁들이는 소스는 대표적으로 소금과 새우젓이 있습니다. 편육의 느끼함을 소금과 새우젓의 짠맛으로 잡아주지만 편육 자체도 양념이 되어있는 경우 너무 과하게 찍으면 짠맛이 가시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합니다. 편육은 기본적으로 고기를 젤라틴으로 굳혀놓은 음식이기 때문에 느끼한 맛이 상당히 강하고 녹는 듯한 식감을 가지는데 이를 김치의 산미와 씹는 맛으로 보완해주는 꽤나 잘 맞는 궁합입니다. 편육은 식은 채로 먹지만 내놓은지 오래되어 공기에 접촉한 표면이 딱딱해지면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보다 기름에 지져먹는것이 좋습니다. 구워먹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편육은 바로 구울 수 없으며 별도의 양념장에 담가 수분을 공급해줘야 맛이 살아납니다. 굳은 편육을 그대로 불에 구우면 더욱 딱딱해져 먹기가 힘듭니다. 

 

돼지고기 같이 기름기 많은 고기라도 푹 삶아서 기름을 많이 걷어내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고 일반 고기의 경우 보쌈을 하는 등 삶아내면 지방을 빼낸 삼겹살보다 더욱 칼로리가 높지만 머릿고기를 사용하면 비교적 적은 지방질에 고단백을 유지하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고 먹을 수 있습니다. 삶으면서 우려낸 고깃국물을 육수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머릿고기를 사용한 편육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고아낸 국물이 그대로 굳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냉면 육수도 흔히 소고기 편육을 만들면서 나온 고깃국물을 씁니다. 경상도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돼지국밥이나 밀면, 경기도 등 소머리국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런 음식들을 잘 만드는 집일수록 편육, 수육 맛이 좋습니다.